내신부는 내제자 - 2부

내신부는 내제자 - 2부

들어와 0 330

[ 첫 만남 2 ]




그렇게 동성이 자신의 생각에 잠겨 있을때 어느듯 차는 고급 빌리촌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고급스러운 유럽풍의 저택들과 또 외국풍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대 저택들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


싸인 채 마치 철옹성을 방불케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외부의 침입을 거부하는 듯 잔뜩 위용을


자랑하며 서로 자신을 뽑내고 있었다. 동성은 빌라촌으로 차가 접어들면서부터 점점 위축되는


자신을 발견할수 있었다. 그런 동성의 심정을 하는지 모르는지 박사장과 동성을 태운 차는 잠시뒤


위용을 자랑하는 빌라들 중에서도 좀더 으리으리한 빌라앞에 멈춰섰다.




서둘러 운전석에서 내린 기사가 문을 열어주는 차에서 내리는 박사장을 보며 다시 긴장을 하며


주눅든 동성은 박사장의 눈짓에 따리 황급히 차에서 내렸다. 그런 동성은 차안에서 봤을 때보다


더욱 웅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처음보는 거대한 저택에 다시한번 위축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렇게 촌닭처럼 움추린채 주위를 둘러보던 동성은 앞서가며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는 박사장을


보고는 얼른 정신을 차리며 박사장의 뒤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 우아!... 뭐 이런 집이 다있냐?... 이런데서 살려면 도대체 얼마를 벌어야하는 걸까?...


어휴!... 난 죽을때까지 벌어도 안될것 같네... 진짜 이런 세상이 있다니... )




그렇게 입을 반쯤 벌린체 대리석이 깔린 넓은 현관을 지나 중문안으로 들어가는 동성이었다.


중문안은 대리석과 고급스러운 카펫으로 장식된 항공모함같은 거실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동성은 여전히 얼이 반쯤 빠진채 박사장을 따라 들어서며 거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집안의


화려함에 절로 입을 딱 벌렸다. 그런 동성을 보며 박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쇼파에 앉기를 권했다.


주춤거리며 쇼파에 앉아 주위를 힐끔거리는 동성은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절로 고개를 돌렸다.




" 아! 이 학생이 새로온 가정교산가요?... 듬직하게 생겼네요... "




" 아!... 예!... "




반쯤 얼이 빠진 동성은 고개를 돌려 여인을 바라보고는 뭐라고 말을 못한채 그냥 고개만 숙였다.


사십대 초반쯤 되었을까? 핑크빛 홈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걸어와 동성의 맞은편에 앉으며


동성을 요모조모 살피며 입을 여는것이었다. 그렇게 잠시 탐색하듯 동성을 바라보던 여인은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쳤다. 그것은 동성이 보기에 너무나도 우아한 동작이었다.




" 어머나! 내 정신 좀 봐! 아줌마 여기 차좀 내와요... 선생님이 오셨는데 이렇게 정신이 없다니..


미안해요... 상아때문에 요즘 정신이 없어서.... 들으셨나 모르겠네요? 선생님이 가르칠 애가


바로 상아예요... 저는 상아 엄마고요... 잘 부탁드릴께요.... 호호호... "




자신의 실수라는 듯 그렇게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손가락으로 치고는 가정부를 부른 여인은 이어


동성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는 처음으로 동성에게 그가 가르칠 학생의 이름을 말했다.


그러면서 기품있게 한손으로 입을 가리고 조그맣게 웃는 박사장의 아내였다. 박사장은 그렇게


조금은 호들갑스럽게 그러나 기품있게 동성을 대하는 자신의 아내를 바라보다가 벽에 걸려있는


시계로 눈을 돌렸다. 이어 시간을 확인한 박사장은 자신의 아내에게 입을 열었다.




" 아직 상아는 안들어왔겠군... 최군 방금 본인이 말했다시피 이사람이 내 아내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부부가 상아때문에 여간 골치가 아픈게 아니라서...


사실 그놈만 좀 제대로해주면 우리부부는 걱정이 없을텐데... "




" 아!... 차가 왔네... 선생님!... 우선 차부터 마시세요... 이게 이래뵈도 아주 귀한거예요...


장복하면 정신을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긴장하지 마시고...


내집처럼 편하게 생각하세요... 앞으로 최소한 반년 이상은 같이 지내야할건데...


어서 한모금 들어보세요... "




" 예!... 감사합니다... "




박사장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듯 고개를 설래설래 져었다. 그때 마침 가정부가 차를 내오자


박사장의 부인은 그런 자신의 남편에게 조금은 질책의 눈길을 주더니 얼른 동성에게 차를 권하는


것이었다. 그런 박사장 부인의 권유에 동성은 얼른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찻잔을 들었다.


다음순간 동성은 코끝에 묻어나는 이름모를 꽃향기에 감탄하며 그런 차를 한모금 마셨다.


다음 순간 정신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을 하며 그렇게


차를 홀짝거렸다. 그런 동성을 잠시 주시하던 박사장은 다시 말을 이었다.




" 그래서 말인데... 많은 건 바라지 않네... 그래도 그놈이 최소한 4년제 대학은 가야한다는게


우리부부의 생각이네... 사실 우리부부의 지금 생각으로는 그것이 어렵다고 생각을 하기는 하네


만은 그렇다고 포기할수는 없잖은가?... 안그런가?... "




" 예!... 그렇겠지요... "




박사장은 동성에게 동의를 구하듯이 말을 했다. 그런 박사장의 말에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떡여 박사장의 말에 동조를 표시했다. 그런 동성의 말에 박사장은 만족한듯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그런 박사장의 얼굴을 보며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다시 거실을 둘러보았다.


그런 부자집에서 자식을 대학에도 못 보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을 잡을수 있는


동성이었다. 순식간에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뭉개질것이라는 사실도...




( 당연히 그렇겠지요... 이런 집에서 자란 애가 대학교를 못들어간다면 그런 사실을 어디에다가


이야기할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상아라고 했던가?... 그년도 진짜 한심한 년이네...


이런 좋은 환경 속에서 그렇게 공부를 못한다니... 만약 내가 이런 집에서 태어났다면 얼마나...


하여간 어디든지 꼴통들이 꼭 한명 씩 있다더니... 그러나 저러나 그런 꼴통을 내가 가르쳐야


한다는거잖아?... 휴!... 내 앞일이 걱정이다... 선금까지 받았는데 잘해야 할텐데.. )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박사장의 말에 동조하며 은근히 이런 집에서 태어난 상아가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금방 동성의 머리 속에서 지워졌다. 아무리 상아가 부럽지만 자신은


비록 어렵게 살지만 자신을 언제나 정성을 다해 보살펴주었던 형과 형수가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


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동성은 방금 자신이 한 그런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렇게 동성이 생각하고 있을때 박사장의 말이 이어지고 있었다.




" 그래서 말인데... 내 생각은 하루라도 빨리 상아를 가르쳐 주었으면 한다는거네...


아까 같이 와 봤으니까 여기 오는 길을 알았을테고... 그래 언제까지 들어올수 있겠나?...


자취를 하고 있다면 별로 짐도 없을거란 생각인데... 그래도 이사는 이사니까 시간이 필요한가?


나는 하루가 급한지라... 그리고 이사는 날짜만 정하면 차를 보내줄테니... "




" ........... "




동성은 박사장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문채 속으로 다시 생각에 잠겼다.


말이 쉬워서 그렇지 이사를 하고 지금 하던 것을 그만 둔다는 것은 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생각에 동성은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와 이사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는 자신의 생각을 박사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 지금하는 아르바이트는 그만 두려면 후임자를 구해야 하겠지만... 그 자리나마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을 지경이니까 별다른 문제는 없을것 같기는 하고...


자취방은 석달치 정도의 돈을 보증금으로 걸어놓고 월세로 있으니까... 먼저 이사짐을 옮기고


다음 일은 천천히 정리하면 될것도 같은데... )




" 이틀 정도면 될것 같습니다. 지금 하는 아르바이트 자리와 방 보증금을 빼려면 아무래도... "




" 아르바이트라면 편의점에?... 그건 그냥 그만두어도 되잖는가?.. 그리고 방 보증금은 얼만가?


내가 그돈을 대신 주면 되잖아... 그러니 내일부터라도 당장 들어오도록 하게... 알았지?.. "




" 하지만.... "




" 허어... 내가 오죽하면 이러겠나?... 나는 하루가 급한 사람이야... 하루 하루가 지나갈때마다


속이 바싹 바싹 타오른다네... 내가 말년에 이 무슨 꼴인지... 그러니 날 봐서라도... "




" 그렇게 하세요... 말을 안해서 그렇지 우리 부부는 요즘 밤에 잠을 못자요...


막내딸이라고 오냐 오냐하면서 키웠던게 이렇게 후회가 될줄이야... "




" ........... "




박사장은 동성의 말을 막으며 시원스럽게 어떻게 보면 독단적이라고 할수있는 그런 투로 자신의


생각대로 결정을 지어버렸다. 그런 박사장의 독단적인 말에 잠시 저항하던 동성은 그런 남편을


지원이라도 하려는듯 눈물을 찔끔거리며 말을 하는 박사장 부인의 말에 일순 말문이 막혀 입만


벙긋거리며 박사장과 그 부인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그런 동성을 보고는 박사장의 처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 그러니까 우리 부부 살려주는 셈치고 그렇게 해요... 보다시피 우리부부가 너무 급해서 그래요.


그리고 참!.. 이왕 왔는데 저녁도 같이 먹으면서 상아와 면담도 하고 가는것이 좋겠네요... "




" 하... 하지만.. 아르바이트 자리는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




" 허어... 전화가 있지 않는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 전화를 해주면 되잖는가?...


그러니 거기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천천히 저녁을 먹으면서 상아도 보고... 그렇게 하게..


참! 당신 동성군이 묵을 방을 보여 줘야지.. "




" 그렇네요... 선생님 저를 따라오세요... "




부부는 어르고 빰치면서 동성의 얼을 쏙 빼놓았다. 동성은 그런 박사장 부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자신의 의사를 개진할 겨를도 없이 내일 이집에 들어오는 것으로 되어버렸다.


동성은 마치 여우에게 홀린 듯 얼떨떨한 기분으로 자신을 재촉하는 박사장 부인을 따라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도 화려하기는 아랫층과 별반 다를것이 없었다.


아랫층보다는 못하지만 넓은 거실을 가운데 두고 방들이 몇개인지 모르게 배치돼 있었다.




그런 이층 광경을 여전히 촌닭처럼 어정쩡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박사장 부인을 따라가던 동성은


그녀가 열어 보여 주는 방을 고개를 쭉 뺀체 둘러보았다. 그건 동성이 태어나서 처음보는 커다란


방이었다. 동성이 살던 집의 형 내외가 사는 방보다 더 큰 그런 방이었다. 잠시 놀란 표정으로


문밖에 서서 방을 살피자 박사장 부인은 그런 동성을 방안으로 이끌었다. 안에서 본 방은 밖에서


볼때와는 좀 다른 느낌으로 동성에게 다가왔다. 이미 침대며 책상, 옷장등 모든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방은 동성에게는 차라리 감격 그 자체였다. 동성은 감탄의 시선으로 자신이 이제부터 살 방을


조심스럽게 둘러보았다. 그런 동성을 바라보던 박사장 처는 방을 휭하니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 부족한게 많죠? 선생님... 뭐!... 말씀만 하면 필요한 걸 준비해 드릴께요.


그러니 부디 오래 있으면서 상아 성적 좀 올려 주세요... 부탁드릴께요."




" 아.. 아닙니다. 사모님! 지금도 너무도 과분한 방인데요... 그리고 말씀 좀 낮추세요...


막내 아들뻘 되는데.. 자꾸 그러시니까 너무 어색해서... 그냥 동성이라고 불러주세요... "




동성은 박사장 부인의 말에 당치도 않다는 듯 손을 저으며 말을 했다. 그리고는 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말을 거북스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히며 하는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을 보며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녀를 처음으로 똑 바로 쳐다 볼수 있었던


동성은 그런 그녀의 미소에 마음이 녹아나는 듯했다. 너무나도 매혹적인 미소였다.




" 우리 애를 가르치는 선생님인데 어떻게... 거북스러우면 차차 고칠께요... 그렇지만 당장 그렇게


하라고 하면 제가 어색해서... 우리 천천히 고쳐나가면 될거예요... 자! 대강 둘러봤으면 이만


내려가죠... 그런데 방은 마음에 드세요?... "




" 예!... 그럼 그렇게 하십시요... 아주 마음에 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방을 나서는 두 사람이었다. 동성은 앞장서서 방을 나서는 그녀를


따라 방을 나서다 감격스런 기분으로 자신이 묵게 될 방을 다시한번 돌아보았다.


처음 가지는 자신의 방 -물론 한시적이긴했으나- 에 감격적인 시선을 던지며 박사장의 부인을


따라가던 동성은 문득 그녀의 뒷모습이 하나가득 눈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가냘픈듯한 몸의 실루엣이 얇은 실크 드레스로 인해 그대로 드러나며, 걸음을 걸을때 마다 묘하게


흔들리는 그녀의 엉덩이가 눈에 들어오자 가슴 속 한구석에서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나이가 되도록 여자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동성이였는데 나이에 걸맞지않게 젊어보이는


그녀의 뒷 모습은 동성에게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이들어서 처음 느끼는


묘한 감정으로 인해 동성은 아래위로 그녀의 몸을 몰래 훑어보며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리고 스믈스믈 자신의 아랫도리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낀 동성은 그런 자신의 신체 일부분이 지


멋대로 움직이는데 대해 깜짝 놀랐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동성은 자신을 질책하지 않을수 없었다.




어떻게 얻은 일자리인가? 이런 좋은 기회를 본능에 의한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잃을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동성은 여전히 매혹적으로 어른거리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눈을 돌리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간신히 그녀의 뒷모습에서 눈을 돌리며 필사적으로 다른 생각을 머리에 떠올린 동성은


그런 필사적인 노력의 결과로 간신히 일어서려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잠재울수 있었다.


그렇게 간신이 자신의 욕망을 억제한 동성의 이마에는 식은 땀이 맺혀있었다.




( 휴!... 큰일날 뻔했네... 하마터면 돈은 돈대로 게워내고 사람은 사람대로 우습게 될뻔했네...


진짜 나도 내가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어... 앞으로 진짜 조심해야겠네... )




그렇게 속으로 한숨을 푹쉬고는 얼굴을 살짝 붉힌채 다시 아랫층 거실로 내려온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의 속 마음을 전혀 모르는 박사장 부부는 이것 저것 동성에게 질문을 던졌다.


동성은 그런 박사장 부부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에 되어 그들 부부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


잠시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세 사람은 이어 상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박사장의 말을 경청하며


때로는 수긍하면서 때로는 웃으면서 그럭저럭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었다.




" 참!...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자네가 아르바이트한다는 곳에 어서 전화를 하게... "




" 그게... 아... 알았습니다... "




박사장의 강요에 가까운 말에 동성은 조금은 당황스러운 얼굴을 하며 잠시 주저했다.


그러나 전화기를 내밀며 자신에게 강요의 눈빛을 보내는 박사장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던 동성은


결국 그런 박사장의 시선에 굴복하고는 버튼을 눌렀다. 잠시 신호음이 간후 주간 아르바이트가


나오자 동성은 자신을 밝힌 후 편의점 사장을 찾았다. 낮이면 언제나 편의점에 있는 사장인지라


바로 통화를 할수 있었다. 잠시후 전화에 편의점 사장이 나오자 동성은 조금은 미적거리는 말투로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고는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의 오늘부터 못나온다는 말에 사장은 조금은 섭섭해 했지만 동성이 지금보다 잘됐다는


사실에 동성이 듣기에는 진심인 어조로 동성을 축하해줬다.


그런 편의점 사장에게 더욱 미안해서 동성은 다시 몇번이고 죄송하다는 말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


물론 편의점 사장은 한번 나와서 그동안 일한 노임을 계산해 가라는 말을 잊지않았고...


그렇게 일을 처리하는 중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을 때 벨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에 주방에서 일을 하던 가정부가 급한 걸음으로 뛰듯이 달려나왔다.


이어 인터폰을 들기전 모니터를 보더니 고개를 돌려 박사장 부부에게 말을 했다.


그러면서 인터폰에 붙어있는 버튼을 누르는 가정부였다. 간단한 작업을 마친 가정부는 곧 다시


주방으로 발길을 옮기고 가정부의 말에 박사장 부부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떡였다.


동성도 가정부의 말을 듣고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현관으로 눈을 돌렸다.




" 상아 아가씨네요. "




" 왔군... "




박사장은 감흥없는 음성으로 툭하고 말을 던지며 동성에게 쓴 웃음을 지었다. 박사장 부인도 그런


자신의 남편의 말과 시선을 따라 동성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런 박사장 부부의 말과


눈길에 더욱 마음이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묵묵히 현관을 바라보았다.


잠시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 누군가 뭐라고 주절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중문이


거칠게 열렸다. 다음 순간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뜨지 않을수 없었다.




" 아이!... 짜증나... 진짜 오늘 열받네... 그냥 성질대로 사고치고 개 값 물어주는건데...


어! 아빠가 벌써 들어와 있었네?... 오늘은 무슨일이라도 있는건가?... 그런데 저건 또 뭐야?...


무지 어벙하게 생겼잖아?... 야!... 너 말이... "




" 상아야!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선생님께..."




" 이녀석이... "




" 선~~~ 생?~~~ "




동성은 자신의 상상과는 너무나 다른 자신의 엄마를 빼 닮은듯한 동성이 보기에 너무도 아름다운


여학생이 들어오자 잠시 얼이 빠져버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의 얼굴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거친말에 어안이 벙벙하여 입을 딱 벌렸다. 상아는 식식거리며 들어오다 거실에 앉아있는


부모와 동성을 보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어 동성을 보며 거칠게 말을 이었다.


그런 그녀의 말은 부모의 질책하는 듯한 말에 막혀버렸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도저히 상상할 수


말에 입을 딱 벌린채 바라보았고 그런 동성을 상아는 묘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것이 동성과 상아 그들 두사람의 첫 대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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